불가능의 시학
―폴 발레리의 『테스트 씨』 송승환 자신의 감각이 현실로부터, 존재로부터 자신을 떼어놓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내부에 자리 잡은 감각이 그들의 다른 감각을 더럽힌다. 내가 보는 것이 나를 눈멀게 한다. 내가 듣는 것이 나를 귀먹게 한다. 내가 아는 것이 나를 무지하게 만든다. 나는 아는 만큼,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토록 무지하다. 내 앞의 이 빛은 일종의 눈가리개로, 어둠이나 빛을 뒤덮는 더욱… 더욱 무엇을? 여기 이 원은 낯선 전복으로 닫힌다. 존재 위의 구름 같은 앎, 각막을 뒤덮은 백반처럼 빛나는 세계는, 명료하지 않다. 여기 내가 보는 모든 것을 거두어 가소서. ―폴 발레리의 『테스트 씨』 부분 Paul Valéry, Monsieur teste, Gallimard, 1946, pp.6..
비평
2019. 12. 22.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