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재의 연작소설집『어디에도 어디서도』
시인이며 소설가인 김선재의 연작소설집 『어디에도 어디서도』(문학실험실, 2017)은 시적 사유와 직관적 문장으로 현존하는 존재와 사태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며 그 삶의 비의에 도달한다. 특히, 4편의 연작소설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은 일상적 삶에 균열을 일으키는 기이한 환상을 만들어내는데, 그 환상적 알레고리는 소설이 아닌 시의 자리를 마련한다. p.011. 아시겠지만 이 세계는 많은 것을 모르는, 많은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저희가 할 일은 그들이 계속 아무것도 모른 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그런 그들에게 가장 독이 되는 것이 바로 상상력입니다. 그건 선생도 아셔야 합니다....자세히 보세요. 나는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그저 숲과 눈뿐이었다. 아니, 뭔가가 더 있기는 했다. 분..
독서
2017. 3. 31.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