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속에서 움직이는 많은 손들― 김소형과 송승언의 시
정전 속에서 움직이는 많은 손들 ― 김소형과 송승언의 시 송승환 시는 시인의 언어를 통해 탄생한다. 미지의 시가 시인의 언어로 탄생한다는 점에서 시는 시인이 사용하는 언어로 확정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시인이 사용하는 언어의 시적 전통의 지평에 출현하여 그 전통을 계승하고 확장시킨다는 의미 또한 지닌다. 한 편의 시와 한 권의 시집은 시인의 시세계뿐만 아니라 시인이 사용하는 언어의 시적 전통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시의 전통은 매우 낯설고 이질적인 시가 출현하기 전까지 시의 정의와 질서를 완전히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낯설고 이질적인 시가 출현하여 ‘시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시의 전통에 제기할 때 전통적인 시의 정의와 질서는 균열을 일으키고 희미해진다. 1920년대 김억이 번역하..
비평/전체의 바깥
2013. 3. 17.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