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고 딱딱한 무뚝뚝한 굴뚝 그러나」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발간 30주년 기념 젊은 시인 88 트리뷰트 시집 『어느 푸른 저녁』(문학과지성사, 2019) 수록작품 두껍고 딱딱한 무뚝뚝한 굴뚝 그러나* 송승환 터널 내부는 축축하다자동차 열병식 열기로사람들 살갗에서 흘러내리는 검은 땀 냄새로터널은 바다로 향한다 둥근 천장 한가운데 보이지 않는 긴 구름이 생성 중이다당신은 저 구름을 본 적 있는가 나는눈으로 다시 내릴 시멘트 반죽 구름을터널 바깥 빌딩 사이에서 매일 본다구르지 않는 타이어에 지친 아이가 유리창을 내린다 환풍기 프로펠러 소음이 출렁인다 무조음 어떻게 터널은 무너지지 않는가어떻게 구멍은 메워지지 않는가 나는 소음의 아치를 배워야 한다 통로 통과통행흐름이행이주추이복도체류구절악절행렬실행돌파 숨결은 바다로 향한다 공기가 도열해 있..
시
2019. 3. 2.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