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아리의 밤 Ⅲ
송승환
1
숲
우거진 눈이 녹고 있다
눈의 녹음
눈의 녹음綠陰
눈의 녹음錄音
물의 빛 방울 소리로 지고
있다
2
숲
저 눈과 저 눈과 저 눈과
다르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 사라지고
있다 눈 사람이 녹아 흐르고
있다 한 사람이 남은 눈의 조각들을 이어붙이고
겨울은 눈에서
눈의 형상으로 녹아
눈 속
마르고 가느다란 검은 나뭇가지로
있다
잊는 듯 있다
있는 듯 있다
한 사람이
3
(
)
항아리의 밤 Ⅳ
O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닥에서 꼭짓점으로 일방통행로 어둠과 빛 속에서 그래 어둠뿐인 곳에서 마치 빛 속에 있는 것처럼 계속 빛 속에 있는 것처럼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밤의 불꽃으로 가득 하나의 둥근 구멍으로 가득 비어 있는 하늘을 향해 채움은 테두리에서 그러나 있는 것을 넘어서지 않고 있지 않음으로 있고 길은 길들을 따라 계속
U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닥에서 꼭짓점으로 일방통행로 길은 끊어져 있고 그러나 끊어진 길에서 빛의 숨결은 물결치고 넘실거리고 솟구치고 한 사람이 흙을 담고 한 사람이 꽃을 꽂고 한 사람이 푸른빛을 칠하고 뼈의 단지 뼈의 단지斷指 뼈의 단지團地가 드리우는 그늘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빛의 우연 빛의 부재 빛의 자정 빛의 페이지가 펼쳐지는 밤의 형상을 길에서 바라보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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