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환
정면에서 바라본 황소의 얼굴
가장 단단한 뿔의 날카로움
성난 문자들 모두 몰고 와
있는 그대로
사물의 표면
전체를 들이받는다
오른쪽 뿔의 끄트머리 닳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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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정면으로 대치 중인 한 인간의 처절한 눈빛이 행마다 각인된 시다. 그는 성난 세계와의 충돌을 피하지 않으려 한다. 육체의 심부를 파열시키고 내면의 의식을 파편화할 순 있어도, 그가 흘린 피는 결코 무의미로 환원되지 않을 것이다. 뿔처럼 예리한 연필 한 자루를 손에 쥔 채 세계를 가로지르려는 저 자세는 미학적이다. 시인만이 그러할까. 우리는 어디론가 전속력으로 돌진하다 쓰러진다. 이는 존재가 세계와 맺는 원초적이고도 불가피한 시도다. 몰락마저도 때로 숭고하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매일경제신문 202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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