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점 - 황인찬의 시
침묵의 점 ― 황인찬의 시 송승환 김종삼의 시는 일상 세계의 모든 의미를 지우고 절대 침묵의 세계와 순결한 백지의 세계에 대한 추구와 실패를 보여준 바 있다. 그 언어는 절제된 산문체 묘사와 시제(時制)의 미묘한 운용을 통해 최초의 순수한 시간과 미(美)의 세계에 대한 희구와 실패를 그려낸다. 그 언어는 “萬有愛와도 絶緣된 나의 意味의 白書 위에 노니는 이미쥐”(「意味의 白書」)를 창조하는 시로서 씌어지면서 사라지는 백지의 아름다움과 침묵의 순수를 지향한다. 싱그러운 巨木들 언덕은 언제나 천천히 가고 있었다 나는 누구나 한번 가는 길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었다 ― 김종삼의 「풍경」 부분(『김종삼 전집』, 나남출판) 「풍경」에서처럼 김종삼 시의 산문체 묘사는 어느 순간 완전히 지워진 백지가 된다. 내가 싱..
비평/전체의 바깥
2013. 3. 17.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