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위의 감각
― 진은영의 시세계 송승환 소녀의 시쓰기 진은영은 첫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문학과지성사, 2003)에서 시적 주체로서 소녀의 언어를 드러낸 바 있다. 진은영 시의 시적 주체로서 소녀는 감상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냉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진은영의 소녀는,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1:14) 부분 라고 말할 줄 알며 현실 세계를 직시하고 있다. 소녀는 “밖에선/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집에만 가져가면/꽃들이/화분이//다 죽”는 「가족(1:19)」에 대한 인식을 또한 보여준다. “신부(新婦)의 침대도 없이 축혼가도 없이 결혼의 행복도 아이를 기르는 재미도 모른 채 이렇게 친..
비평/측위의 감각
2020. 3. 16.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