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명명과 물음의 형식
― 이은규의 시 송승환 사물의 명명 한 편의 시가 표출하는 정서는 그 자체를 목표로 삼은 시인의 의도를 실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시는 시인의 정서 표출로 만족하지 않는다. 시인의 정서 표출은 시가 나아가는 출발점일 뿐이다. 시는 오히려 정서 절제를 시인에게 주문하고 독자의 내면에서 정서를 폭발시킬 수 있는 언어를 요구한다. 시는 시인의 정서 표출보다 독자의 내면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효과를 더욱 요구한다. 시인은 시가 언어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언어의 운동체임을 자각한다. 기하학적인 엄밀한 정신으로 한 단어와 한 음절이 파생시킬 정서의 파동 범위와 시적 인식의 깊이를 계산한다. 절제된 언어의 외피 아래에 고도로 집중된 언어의 뇌관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폭발시킬 수 있는 시적 언술을 통해 내장된다. 언어..
비평/측위의 감각
2020. 3. 18.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