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침묵과 언어의 파열― 김경후의 시세계
강요된 침묵과 언어의 파열 ― 김경후의 시세계 송승환 무(無)를 직시하는 인간은 유한(有限)의 인식을 전제한다. 인간 스스로 육체의 한계와 정신의 결함을 절감할 때 유한에 대한 자각은 매우 통렬하다. 갑작스러운 질병과 급격한 노환은 육체가 얼마나 유약한 것인지를 보여주며 죽음은 삶과 함께 항상 공존해왔음을 환기시킨다. 한편 정신은 사유와 성찰을 수행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이해와 인간 자신에 대한 탐구를 증진시킬 수 있지만 개인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사유와 삶의 깊이는 주체의 거듭된 반성과 저 육체의 한계를 통해 유한성을 다시 깨닫게 한다. 그런 점에서 개인이 육체와 정신을 극단으로 밀고 나가면서 느끼는 임계점은 목숨을 건 도약의 출발점이다. 그것은 삶에서 죽음으로, 있음에서 없음으로, 의미에서 무의미로..
비평
2013. 3. 17.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