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론자 황현산 긍지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유물론자 황현산 긍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죽지 않는다 ―기욤 아폴리네르의 「행렬」 부분 기욤 아폴리네르, 「행렬」, 『알코올』, 황현산 옮김, 열린책들, 2010, p.92. 송승환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행렬Cortège」은 첫 시집 『알코올Alcools』(1913)에서 시 「변두리Zone」와 함께 시인으로서의 시적 사유를 전개한 주요 시편이다. 시집 『알코올』에서 가장 늦게 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시를 장식한 시 「변두리」는 세계 전체의 바깥, 변두리가 아폴리네르 자신의 시가 계시(啓示)되는 출발점임을 선언한다. 시 「행렬」은 아폴리네르가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곧장 자신이 시인임을 선언한다. “어느 날 나는 내 자신을 기다렸다/나는 ..
비평/도래할 책
2021. 8. 17.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