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1
풀 뜯는 물소 정수리에서 솟아오른다
뿔
2
각궁
밤의 화살은 멀리
빠르게 과녁을 향한다
활
시위
진동 폭이 커진다
소리의 폭이 커진다
움츠릴수록 팽팽하다
뿔
3
한 여자의 정수리에서 자라나고 있다
밤의 사이렌
불의 말에서 불길에 휩싸인 말로
뿔
4
오월의 푸른 밤
검은 피의 목소리
*Megaphone
메가폰의 밤 2
1
새야 새야
2
가는 바늘 끝
흰 종이 거친 표면을 긁는다
가는 바늘 끝
말아 올린 종이 원뿔 속에서
공기를 진동시킨다
소리는
공기가 많을수록 큰 소리를 낸다
너는
긁는다
3
깃
찢어지면서 휘날린다
너는
긁는다
4
한 사람의 목울대에서
세 사람의 목울대로
더 멀리
더 크게
흩어지지 않고 앞으로
소리는
귀는
고막은 떨린다
물속에서 타오르는 잠수부의 횃불처럼
5
너는
긁는다
잠의 미광과 밤의 안개 속에서
공기의 떨림은 검은 폐에 머문다
있다
있지 않음이 있다
이름하지 않음이 있다
얼굴 없이
너는 말한다
너는 비로소 사람으로 태어난다
6
새야
새야
* 문장 웹진 6월호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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