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연작시 Ⅳ
송승환 1 타 빛은 공기 속에서 물속으로 나아가면서 꺾인다 2 타 검은 개 물속으로 뛰어든다 침沈 잠기는 물속에서 입술을 다문다 망설이는 눈빛의 말 묵黙 검은 개 침묵 물속에서 울려 퍼지는 빛의 메아리 ㄹ 3 빛이 대각선으로 밤의 무대를 두 개로 나눈다 너는 물의 오페라 밤의 객석에 앉아 있다 너는 물속에서 눈을 감은 너의 얼굴 검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는 것을 본다 너는 한강 철교 난간에서 뛰어내린 남자의 구두 소리를 듣는다 너는 잠긴 선체 철문을 두드리는 소녀의 푸른 주먹이 뺨에 닿는 것을 느낀다 너는 무인주문 단말기 앞에서 사라진 계산원 머리칼 냄새를 맡는다 너는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선 여자의 찢어진 옷깃을 만진다 너는 무너져 내린 아파트 시멘트 더미에 깔린 소년의 핏빛 양말을 본다 너는 포격 속..
시/네 번째 시집
2022. 5. 30.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