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 다다르려는 맹렬한 노력
―에드거 앨런 포의 「시의 원리」와 「작시의 철학」 송승환 나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정기수 옮김, 1968, 정음사)을 처음 읽고 어떤 전율 속에서 보낸 시절이 있다. 그 책은 1994년의 내가 다소 읽기에 힘든 세로 판형이었으며 예스러운 한국어 말투와 낯선 번역 문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큰 충격과 매혹, 열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1861년의 프랑스어가 130년이라는 시간과 일본어와 한국어의 시공간, 그 의미와 언어의 다른 질감을 모두 가로질러서 나에게 어떤 전율을 발생시켰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웠다. 나는 그 책에서 보들레르의 운문시집 『악의 꽃』과 산문소시집 『파리의 우울』, 산문집 『인공의 천국』과 『일기: 봉화, 발가숭이의 마음』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악의 꽃』은 매..
산문
2019. 12. 5.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