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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연작시 Ⅴ

시/네 번째 시집

by POETIKA 2022. 8. 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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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송승환 

 

    1

 

 

물방울 왕관이 부서진다

 

 

    2

 

빛이 없는 곳

 

향유고래가 나아가고 있다

 

 

    3

 

너는 눈을 감은 자들의 마지막 눈빛에 잠긴다

 

너는 검은 방에서 실패의 실패를 감는다

 

네가 어떤 살아감과 죽어감의 자리였음을 알아차린다

 

너는 밤에 검은 바지를 입고

 

 

    4

 

여름 연못

 

일렁이는 골풀들 사이 미끄러져가는 무엇

 

수면 위로 달려가는 작은 무엇

 

새의 형태와 흡사한 무엇

 

검은 돌 위에서 천천히 부서지는 빛의 종소리

 

무엇

 

 

 

 

 

 

*시작 메모: 흘러가는 것. 떨어지는 것. 지나가는 것. 지금 함께 있는 것.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흔들리는 것. 서 있는 것. 숨을 내쉬고 마시는 것 모두. 돌이킬 수 없는 무엇. 무엇. 무엇. 무엇인가. 있다. 기억한다. 흔적처럼. 바람처럼. 종소리처럼. 처럼. 마치.

 

― 월간 『현대시』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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