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주네 Jean Genet, 『사형을 언도받은 자/외줄타기 곡예사』, 조재룡 옮김, 워크룸프레스, 2015.
시인이 제 작품―무(無)에서 이끌어내어 무언가를 채워나가는 동시에 지각할 수 있게 하는―을 실현하기를 원하여 자신에게 필요하게 될 이 절대적인 고독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면, 그는 자신을 가장 위태롭게 할 다소간의 처지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수 있다. 시인은 그의 작품을 세상 가까이로 끌고 오려고 노력할, 순전한 호기심, 결곡한 우정, 온갖 권유를, 아주 잔인하다 할 만큼 멀리한다. 그럴 마음만 있다면, 그는 이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자신조차 정신을 잃을 정도로, 거의 질식해버릴 정도로 아주 시커멓고, 구역질나게 하는 악취가 제 주변에서 발산하도록 그대로 놔두는 거다. 물론 사람들은 그를 피할 것이다. 그는 혼자가 되리라…중략…그는 죽음과 매우 닮은 환경, 그러니까 사막에서 살아가게 되리라. 그의 말은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지 않으리라. 그 말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더 이상 그 누구에게로도 향하지 않으며, 살아 있는 자에 의해서는 더 이상 이해될 수도 없게 될 것인 바, 그것은 삶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명령할 죽음에 의해 요청된 어떤 필요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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