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 언더그라운드의 전설 찰스 부카우스키의 말년 일기』 ( The Captain Is Out to Lunch and the Sailors Have Taken Over the Ship (2015), 찰스 부카우스키, 설준규 옮김, 모멘토, 2015.
어떤 작가들은 지난날 자기 독자들의 마음에 들었던 걸 또 쓰는 경향이 있다. 그랬단 끝장이다. 대다수 작가들은 창작수명이 짧다. 그들은 찬사를 들으면 그걸 믿어버린다. 글쓰기의 최종 심판관은 딱 한 명, 작가 자신밖에 없다.작가는 평론가, 편집자, 출판업자, 독자에게 휘둘리는 날엔 끝장이다. 작가가 명성과 행운에 휘둘리는 날엔 강물에 처넣어 똥덩어리와 함께 떠내려 보내도 물론 괜찮다. 새로운 한 줄 한 줄은 각각 하나의 출발점이며, 앞서 나간 그 어느 줄과도 무관하다. 우리 모두는 매번 새로 시작한다.
그 무엇도 한 인간의 글쓰기를 멈춰 세울 순 없다. 그 인간 스스로 멈춘다면 몰라도. 한 인간이 진실로 글을 쓰길 원한다면 그는 결국 쓸거다. 거절과 조롱은 그를 강하게 만들 따름이다. 그리고 오래 막으면 막을수록 그는 더 강해질거다. 엄청나게 불어나 댐을 무너뜨리는 격류처럼. 글을 써서 손해 볼 건 없다. 글쓰기 덕분에 우린 자는 사이에 원기를 되찾을 거고, 글쓰기 덕분에 우린 호랑이처럼 늠름하게 활보하게 될 것이며, 그 덕분에 우린 눈에 불꽃이 튀고 또 죽음을 똑바로 대면하게 될 거다. 우린 투사로서 죽음을 맞이하고, 지옥에서 경배받을 거다.
― 1991년 9월 26일. 오전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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