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첫번째 세계― 김경후의 시세계
송승환 부서진 항아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세계에서 유일한 항아리. 최초의 기원이자 존재의 의미이며 삶의 근거로서 빛을 내는 항아리. 공동체의 기억을 품고 있으면서 삶의 의미를 항상 되묻는 항아리. 어느 날 발견한 항아리의 균열. 그리고 지금 바닥에 떨어져서 사방으로 흩어진 항아리 파편들. 그 부서진 항아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물음에 답하는 네 명의 사람. 첫 번째 사람은 산산이 부서진 항아리의 파편들을 최대한 찾아낸다. 항아리의 원형을 떠올리며 그 파편들을 하나씩 이어 붙인다. 그러나 찾을 수 없는 파편들 때문에 항아리의 원형을 복원할 수 없다. 파편들로 이어 붙인 항아리조차 균열을 안고 있다. 첫 번째 사람은 항아리의 균열과 부재하는 항아리 부위를 응시하며 그 의미를 해석한다. 그는 상처 입은 ..
비평
2017. 10. 23.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