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 김용민 옮김, 책세상 보는 법을 배우고 있는 지금 나는 무엇인가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물여덟인데 해 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 다시 말해서 카르파초에 관한 논문을 썼지만 형편없고, 이라는 희곡을 썼지만, 잘못된 내용을 모호한 수법으로 증명해 보이려는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시를 썼다. 아아, 젊어서 쓴 시는 별로 대단치가 못하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평생을, 가능하다면 오래 살아서 삶의 의미와 달콤함을 모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마도 마지막에 열 줄의 훌륭한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시란 사람들이 말하듯 감정이 아니라 (감정은 이미 젊어서부터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가)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서는 많은 도..
프로젝트/외국시
2016. 1. 28.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