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본느프와의 시집 『두브의 운동과 부동에 대하여』
아름다운 현존의 순간적인 삶― 이브 본느프와의 시집 『두브의 운동과 부동에 대하여』 송승환 1. 다른 삶은 있는가 이 문장의 물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최초의 만남부터 지금까지 저 문장은 내 왼쪽 심장에 박혀서 매순간 뛰고 있는 근본 물음이다. 나는 저 문장을 1988년, 열여덟 살 여름에 처음 만났다. 열일곱 살의 봄을 앞두고 나는, 지상의 방 한 칸에서 혼자 살기 시작하였다. 그 방은 높고 춥고 외롭고 어두웠다. 혼자만의 밥을 짓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으며 도시락 두 개를 준비하여 학교에 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열중하였지만 삶의 어떤 방향성을 알려주는 스승은 드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멀고 희미하였다. 집에 도착하여 방문을 열 때마다 검푸른 어둠이 가득히 흘러나왔다. 나는 어디로 흘러가야 할..
독서
2018. 4. 3. 22:35